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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시간 여행자의 휴게소 1

by rewrewrewrew 2025.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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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7번 국도를 달리던 박 과장은 핸들을 꽉 쥐고 있었다. "이번에 신설된 '천리안 휴게소'에서 10분만 쉬자." 옆자리 신입 사원 민지가 스마트폰을 흔들며 소리쳤다. "저기 리뷰에 나온 '초고속 김밥' 먹어봐야 해요! 30초 만에 말아준다고 해서…"  

휴게소 입구에서 이들을 반긴 건 거대한 김밥 모형이었다. "3초 김밥, 5초 라면, 10초 순대!" 현수막을 읽는 순간, 민지의 배에서 우르릉 소리가 났다. "저기… 김밥이 진짜 30초 만에 나올까요?" 김밥 장인 아저씨가 시계를 째깍거리며 외쳤다. "시작!" 롤링 페이퍼가 허공에서 춤을 추더니, 달걀지단이 자동 절단기에 들어갔다. 28.7초 후, 아저씨가 땀을 닦으며 내밀었다. "오늘 신기록이에요. 할인해 드림!"  

한편, 화장실 옆 간이 식탁에선 20년 차 트럭 기사 최 씨가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그의 앞에 놓인 '추억의 도시락'은 1990년대 스타일 그대로—식혜 대신 생수, 계란프라이 대신 비닐 장난감 달걀. "이 맛… 전설의 고속도로 도시락이랑 똑같아." 옆에서 커피를 사 온 청년이 말했다. "아저씨, 그거 유통기한 1998년이에요. 박물관에 기증하시죠."  

민지는 'AI 추천 메뉴' 코너로 달려갔다. 로봇이 그녀의 얼굴을 스캔하더니 추천했다. [고객님께서는 오늘 3번 메뉴 '분노의 불고기 버거'가 적합합니다]. 첫 입을 떼자 버거 속 고추장이 분수처럼 분출됐다. "으악! 이게 무슨…" 옆자리 할머니가 속삭였다. "여기서는 매운맛이 속도위반 방지제라네. 한입 먹으면 3시간 운전 가능하다나 봐."  

박 과장은 전통시장 코너에서 충격을 받았다. '속초 회무침'이라고 적힌 접시엔 미역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회는 어디에…?" 점원이 키오스크를 가리켰다. "AR 기능 켜보세요. 증강현실로 회가 보일 거예요!" 박 과장이 폰을 들이대자 진짜 새우가 화면 속에서 꿈틀거렸다. "이럴 거면 그냥 군대리아 먹을 걸…"  

그때, 휴게소 전체에 경보음이 울렸다. "경고! 7번 주차장에 주차된 15년식 그랜저 운전자님, 차량에서 김밥 냄새가 감지됩니다. 즉시 출발하시면 할인쿠폰 드립니다." 민지가 코를 씰씀대며 말했다. "진짜 김밥 냄새나요. 어디서 나는 거지?" 알고 보니 화장실 옆 '공기청정 김치냉장고'에서 새어 나오는 향이었다.  

최 씨는 '기사 식당'에서 역사적 발견을 했다. 메뉴판에 '원조 고속도로 라면'이 1만 원으로 적혀 있는 것. "1990년에 700원이었는데… 이게 인플레이션인가?" 라면을 들고 온 점원이 설명했다. "물가 상승률 900% 반영했어요. 대신 젓가락에 골드 도금 해드림!" 최 씨가 국물을 들이켜다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이거… 예전 그 맛 아닌데?" 점원이 슬쩍 귀띔했다. "그럼요. 1990년 물가에 맞춰 재료도 90% 축소했거든요."  

민지는 휴게소 2층 '스카이라운지'에서 충격적 광경을 목격했다. 로맨틱한 분위기 속 커플들이 '고속도로 특선 스테이크'를 먹고 있었던 것. "와… 진짜 고급이에요!" 그녀가 접근하자 웨이터가 말렸다. "여긴 톨게이트 영수증 10만 원 이상자만 이용 가능합니다." 민지가 주머니를 뒤적이던 찰나, 박 과장이 나타나 현금영수증 10장을 내렸다. "이거 9만 9천9백 원인데… 한 숟갈만 맛보게 해 주세요!"  

한밤중, 휴게소 뒤편에서 수상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오늘 특별히 '미개봉 2000년대 컵라면' 드림." 아르바이트생이 쓰레기 처리장 문을 열자, 트럭 기사들이 몰려들었다. "이거 원조 맛이지?" "물론이죠! 보존료 200% 추가요." 최 씨가 한 입 먹더니 눈시울을 적셨다. "이 맛이야… 진짜 고속도로의 맛이야."  

박 과장과 민지는 마지막으로 '휴게소 투어 패키지'에 도전했다. 1층에서 3층까지 모든 매장을 30분 안에 도는 코스. 민지가 김밥 롤러코스터에 매달려 소리쳤다. "과장님! 여기 라면 풀장도 있어요!" 박 과장은 '추억의 도시락' 체험관에서 플라스틱 계란을 깨물다가 이가 빠지는 줄 알았다. "이건 너무 현실적이야…"  

마지막 관문인 'AI 결제 게이트' 앞에서 민지가 발을 구르고 있었다. "결제 시간 10초 초과! 벌금으로 휴게소 청소 1시간 추가!" 로봇이 내린 판정에 박 과장이 울부짖었다. "제발… 그냥 카드 찍게 해 주세요!" 그들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있을 때, 최 씨가 몰래 카운터에 접근했다. "이건 1998년짜리 도시락 쿠폰… 아직 유효하죠?"  

#휴게소는_시간여행 #30초_김밥의_비밀 #쓰레기장의_추억  
이 소설의 모든 메뉴는 상상 속에서 조리되었으며, 실제 휴게소 음식은 더 맛있습니다. 🚗🍱  

(다음 이야기 예고: "고속도로 휴게소 대폭발! 김밥 로켓이 우주로 날아간다" vs "휴게소 아르바이트생의 반란 – 1초라도 초과 서비스 거부 운동")  

<본 이야기는 허구이며, 실제 휴게소 이용 시 과속하지 마세요. 컵라면은 유통기한 확인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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